전주 홍등가 ‘선미촌’ 드디어 영업제로화 실현!…60년만의 결실!

출처: 전북도민일보 장수인기자. 2022.02.20

전주 도심 내 한복판을 60년 넘게 붉은 빛으로 물들였던 성매매집결지 ‘선미촌’ 내 홍등이 마침내 모두 꺼졌다. 이는 선미촌 영업제로화라는 목표를 가지고 끈질긴 싸움을 이어온 전주시와 여성인권단체, 경찰 등의 단합된 노력의 결실로 평가받고 있다.

20일 본보의 집중 취재에 의하면 전주시 서노송동 선미촌은 지난해 6월말부터 완전 해체 조짐을 보였다. 당시 선미촌에 남아있던 불법 업소 3곳은 전주시 등의 설득과 단속활동이 계속 되자 하나 둘 사라졌고, 마지막까지 버텼던 1곳의 불법 업소는 지난해 12월을 기점으로 완전히 문을 닫았다.

오랜 시간 여성인권침해의 공간이었던 선미촌 내 모든 불법업소의 붉은 홍등이 전부 꺼지기 까지 걸린 시간은 길게는 90년, 짧게는 60년이다.

여성인권과 문화예술공간으로 자리잡고 있는 선미촌의 변화는 지난 2000년과 2002년 군산 성매매집결지의 화재참사 이후 반성매매 여성인권운동의 현장으로 변화되면서 부터 시작됐다.

여성인권단체는 2003년에 선미촌 현장상담소를 정식 개소하고, 선미촌 집결지 업소에 있던 여성들을 직접 만나 탈업소와 자활을 지원하는 집결지 자활지원사업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선미촌 해체를 위한 활동의 첫 발걸음이 떼어진 것이다.

송경숙 전북여성인권지원센터장은 “찾아가는 현장상담소가 시작된 2003년부터 20년간 이뤄진 여성들의 연대가 성착취가 이뤄졌던 공간을 성평등한 공간으로 변화시켰다고 생각한다”며 “선미촌은 해체됐지만 지금까지의 경험을 발판삼아 성매매 알선업자와 성구매자들을 차단하는 활동을 이어나갈 것이고, 여성들을 지원하는 활동도 멈추지 않을 예정이다”고 다짐했다.

행정의 노력도 빼놓을 수 없다. 전주시는 2014년 선미촌 내에서 이뤄지는 폭력 및 여성인권침해를 더 이상 묵인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였고, 2016년부터 선미촌 내부의 폐·공가를 매입하는 등 본격적인 문화재생사업에 돌입했다. 이와 함께 2002년까지만해도 85개소에 2~300여 명의 여성들이 있던 불법업소들이 30여 개소에서 10여 개소로 줄어드는 모습을 보였다.

이곳 불법업소 업주들의 갖은 행패에도 꿋꿋이 단속활동에 나선 경찰들의 노력도 한 몫했다.

전북경찰청 관계자는 “선미촌은 끝났지만, 선미촌에 대한 거점 단속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선미촌 뿐만 아니라 곳곳에 숨어든 불법성매매영업 행태의 뿌리가 뽑히는 그날까지 경찰은 철저한 추적·단속활동에 나서겠다”고 전했다.

김승수 전주시장은 선미촌 영업제로화 실현에 대해 “성매매업소 업주들의 저항이 만만치 않았다. 사업초기에는 전국연합회 관계자들의 협박을 견뎌야 했다. 참 길고도 힘든 싸움을 했다”며 “허나 전주시는 장기적인 전략을 가지고 나아갔고, 선미촌 영업제로화라는 큰 결과를 가져올 수 있었다. 부끄러웠던 과거는 이제 문화예술과 여성 인권이 살아 숨쉬는 역사의 현장으로 활용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전북도민일보기사 바로가기>>